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이후, 가족 범죄 처벌 기준이 바뀐다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이후, 가족 범죄 처벌 기준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이후, 가족 범죄 처벌 기준

가족인데 고소도 못 한다는 말,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가족 간 돈 문제는 늘 복잡합니다.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통장과 카드가 몰래 사용됐는데도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라는 말에 참고 넘어간 경험, 한 번쯤 있으셨을 겁니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분위기 문제가 아니라, 실제 법에서도 오랫동안 그런 구조를 인정해 왔다는 점이었습니다. 바로 친족상도례 때문입니다.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형사 처벌이 아예 되지 않는 조항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4년, 이 오래된 규칙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번 결정이 무엇을 바꾸는지, 그리고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차분히 풀어보겠습니다.


친족상도례란 무엇이었나|형법 제328조의 실제 의미

친족상도례는 형법 제328조 제1항에 규정돼 있던 조항입니다. 내용은 단순했습니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절도·사기·횡령 같은 재산범죄에 대해서는 형을 면제한다는 규정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가족끼리 벌어진 재산 범죄는 국가 형벌권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취지였습니다. 과거에는 가족 내부의 문제를 형사 문제로 끌고 가는 것이 공동체를 해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실제 상담 사례를 보면 부모 명의 통장을 자녀가 무단 사용하거나, 형제가 부모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상속을 앞두고 가족 간 갈등이 커지면서 경찰서 문턱까지 갔다가, 친족상도례 때문에 사건이 종결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분명 존재하는데,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조차 논의되지 않는 구조. 이 지점이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의 핵심|왜 문제가 됐을까?

2024년 6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친족상도례에 대해 전원일치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헌은 아니지만, 지금 형태로는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의 권리였습니다. 헌법은 형사 피해자에게 재판 절차에서 의견을 진술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족상도례는 이 권리를 아예 차단해 왔습니다. 수사도, 재판도 시작되지 않으니 피해자는 말할 기회조차 없었던 셈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가족 형태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습니다. 경제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가족, 사실상 연락이 끊긴 가족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법은 여전히 혈연만으로 동일하게 면책해 주고 있었습니다.

헌재는 이 점을 분명히 짚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인 형벌 면제는 과도하며, 피해자의 재판 참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바뀌는 점|적용 중지의 의미

헌법불합치 결정은 즉시 무효와는 다릅니다. 다만 이번 결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해당 조항의 적용을 더 이상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헌재는 국회에 2025년 12월 31일까지 개정 입법을 하라고 기한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기존 조항은 그대로 쓰기 어렵고, 사실상 법원의 판단 재량이 확대되는 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즉, 가족 간 재산범죄라고 해서 자동으로 처벌이 면제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건별로 범행의 정도, 피해 회복 여부, 가족 관계의 실질 등을 따져 판단하는 방향으로 이동 중입니다.

이 변화는 피해자 입장에서 상당히 큽니다. 이전에는 고소 자체가 무의미했던 사건들이 이제는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개정 방향|완전 폐지일까, 조건부 유지일까?

현재 국회에서는 친족상도례를 어떻게 손볼지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완전히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고, 일정 범위에서는 유지하되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자는 절충안도 거론됩니다.

가장 유력한 방향은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만 면제하거나, 경미한 범죄에 한해 감형 사유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일본과 독일 등도 이미 비슷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실제 가족 갈등 사례를 보면,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문제를 공론화하고 책임을 묻고 싶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법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던 상황보다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일반인이 꼭 알아야 할 현실적인 변화 포인트

이번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결정은 단순한 법률 뉴스가 아닙니다. 실제 생활과 맞닿아 있습니다.

앞으로 가족 간 금전 거래를 할 때는 구두 약속만으로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차용증, 계좌 이체 기록, 문자나 메신저 기록이 점점 중요해집니다. 저 역시 지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괜히 어색해질까 봐 문서 작성을 피했는데, 이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합의의 의미입니다. 형사 처벌 여부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반환 청구는 여전히 가능합니다. 형사와 민사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결론|가족이라는 이유로 침묵하던 시대는 지나갑니다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결정은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자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선택권을 피해자에게 돌려주자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가족 간 문제라고 해서 무조건 덮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감정과 법을 분리해서, 필요한 경우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혹시 지금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혼자 참기보다 제도 변화부터 차분히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법은 이제 조금 더 현실을 따라오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친족상도례는 지금 완전히 폐지된 건가요?

아직 완전 폐지는 아닙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해 기존처럼 자동 적용되기는 어렵고, 국회가 2025년 말까지 개정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가족에게 사기를 당했는데 지금 고소가 가능한가요?

사건의 시점과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예전처럼 무조건 각하되는 구조는 아니어서, 법률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사 소송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형사는 처벌 여부, 민사는 돈을 돌려받는 문제입니다. 친족상도례와 관계없이 민사 청구는 계속 가능했습니다.